기억은 단지 머릿속에만 저장되는 것은 아니라고,
기억은 몸의 곳곳의 혈에도 남아있다고,
침을 놓으면 환자들은
서러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데,
자신들도 왜 울고 있는지 도무지 이유를 모른다고,
하지만, 확실히 그 혈에 기억들은 남아서
마음보다 오래 간직되는 거라고,
웃음은 위로 올라가 증발되는 성질을 가졌지만
슬픔은 밑으로 가라앉아 앙금으로 남는다.
그래서 기쁨보다 슬픔은
오래오래 간직되는 성질을 가졌는데
사람들은 그것을 상처라고 부른다.